별샘편지 8

별샘편지 8

코스모스

 

수정인듯

맑은 대기(大氣)에

가냘픈 잎을 흔들어 씻어

청초한 얼굴

또, 담박한 마음

 

사특함이 없이

새파란 하늘을 호흡하는 가슴엔

가을의 모든 아름다움이

담뿍 안겼다.

 

포탄으로 허물어진 빈 터에도

거두어 북돋운 이 없건만

성한 잡풀에 눌리지 않고

흰빛

분홍

진다홍

서로 새움이 없이

세 가지 색 난만히 서로 돋아서

더욱 아름다워라

 

스스로의 힘으로 이룩한 꽃동산

향기 어렴풋이

속되지 않아

시심(詩心)에 은근히 속삭인다

얼굴은

높이

항상 하늘을 바라고

아무 데서나 자라나는 소탈한 성품

평민의 친구야

너, 코스모스!

 

아름다운 이 나라 푸른 하늘 아래

너는

진정, 우리들의 슬픔의 위로

또, 즐거운 마음의 벗인저

 

불러 보아도, 불러 보아도

싫지 않은 이름

너, 코스모스!

 

– 출처 : 『인생노우트 – 류달영인생론집 1』(삼화출판사, 1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