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샘편지 5

별샘편지 5

우리는 어느 학자의 다음과 같은 말에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칼 마르크스는 학대받는 사람들을 동정하기보다는 학대하는 사람들을 미워하는 분노가 강렬한 사람이다. 그의 사회 학설은 이 분노 위에 세워진 것이다. 또 격하기 쉬운 성격의 주인들이 그 밑에 모여든 것이다. 이 분노의 사상과 행동에는 자연히 위협, 감시, 살육(殺戮), 밀정(密偵), 함정 등등의 검은 그림자가 어디까지나 떨어지지 않고 따라다닌다. 그리하여 이러한 것들로 쌓아올린 사회는 아무리 강한 힘을 자랑할 수 있더라도 또 공명 평등을 자랑할 수 있더라도 참 평민적 평화와는 인연이 먼 것이다.”

참 평화는 전당같은 큰 집보다도 오히려 3간 초가 안에 잘 깃들인다. 평화의 왕국은 우리의 가슴 속을 국토로 하여 건설되는 것이다. 항상 분노로 가득찬 가슴 속에 따스한 태양이 비치는 평화의 동산이 있을 리 없다. 평화와 행복이 분노에서가 아니라, 자기를 희생하는 형제애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 출처 : 『새 역사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