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샘편지 4

별샘편지 4

세기적 불행의 대표국이던 덴마크가 오늘 인류 최고 농업 문화 건설에 성공하였고 20세기 복지 국가의 대표가 되었는데 그 원동력인 교육을 우리는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해방 후에 현명함이 있었던들 덴마크의 교육을 연구함에 있어서 이처럼 등한히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오늘까지 모든 정신을 큰 나라에만 빼앗기고 있었다. “참 진리는 언제나 작은 것 가운데서 찾아낼 수가 있다.”라고 하였는데 그 말은 우리에게 성실한 반성을 촉구한다. (중략)

위대한 교육의 횃불을 높이 든 이는 누구인가? 그는 (중략) 캄캄한 밤에 덴마크의 갈 바를 인도해 준 그룬트비다. (중략)
그는 북유럽의 역사를 알려주고자 노력하였다. 모든 학교들이 쓸데없이 정력을 라틴어와 그리스어 등에 쏟아 넣을 때에 그는 순수한 덴마크어의 교수의 필요를 절실히 느끼고 이의 실천을 주장하였다. (중략) 그룬트비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당시의 교육계의 상황이었다. 그의 현명한 눈에는 교육계의 전반이 생명을 잃어버린 ‘산 송장’으로 비치었다. 덴마크를 구원할 유일의 희망인 모든 학원 안에는 약동하는 생명과 불타는 정열이 없었다. 그의 가슴에는 교육의 본격적 요소인 인격의 불이 꺼져 있었다. 교사들은 월급을 위하여, 학생들은 간판을 위하여 학교에 드나드는 것이었다. 이 공전절후(空前絶後)의 난국을 어떻게 이러한 생명들이 개척해 나갈 수가 있을 것인가. 생명의 묘판(苗板)인 학원과 교회가 이렇게 무기력하여 낡은 껍질 속에 갇히어 잠자고만 있다면 결코 이 혈로(血路)를 열어갈 수는 없다고 그룬트비는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룬트비는 주야로 쉬지 않고 막대한 양의 글을 써서 국민을 깨우치고 격려하였다. 그는 정력을 기울여서 덴마크의 예로부터의 위대한 민족성과 찬연한 과거를 국민에게 알리어 만난을 돌파할 용기와 신념을 기르고자 노력한 것이다. (중략) 그러나 그룬트비는 아무리 훌륭한 저술이라도 그것은 결국 ‘산 말씀’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문필만으로는 덴마크 국민의 가슴 속에 뜨거운 애국정신을 불붙여 자라나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그는 코펜하겐에 덴마크 협회를 조직하여 때때로 모여 강연회를 개최하고 또 노래를 지어 민중과 함께 불렀다. ‘산 말씀’의 운동은 점점 퍼져서 농민 계몽에 큰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1년 동안에 천여 곳에 강연회가 열려 역사, 과학, 정치, 경제, 종교, 문학 등을 연제로 ‘산 말씀’의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중략)

그는 참된 교육만이 덴마크의 살아나갈 수 있는 길이라고 믿었다. 덴마크의 청년들이 복지 사회를 바라보고 이상의 날개를 퍼덕일 수 있게, 그들의 가슴에 ‘산 생명’의 말씀을 불어 넣어서 직접 인격적 상응(相應)이 될 수 있는 정신교육만이 정의와 사랑으로 민족과 국가를 건져낼 수 있는 길이라고 확신하였다. (중략)

지식있는 이기주의를 만드는 교육은 나라와 민족과 자신까지도 파멸의 심연(深淵)으로 집어넣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식 있는 이기주의와 황금 만증주의를 강하게 배격한다. 우리는 민족 자신뿐만 아니라 실로 인류의 자유를 등에 지고 이 전대미문(前代未聞)의 난국을 걸어가고 있는 현금에 처하여 우리의 교육계를 철저하게 검토하고 나아갈 진로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중략) 그는 교육은 인생에 대한 열과 흥미를 일으켜서 보람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또 높은 교육과 문화의 향상을 목표로 하는 순수하고 분명한 것이라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이것은 인생의 공통된 갈망이어야 한다. 학원이 결코 자격증을 판매하는 곳이어서는 안된다. 간판을 얻기 위한 교육은 죽은 교육이다.

교육의 방법에 있어서도 교과서에 기계적으로 얽매어서 생명을 자유로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졸렬한 짓은 시급히 버려야 할 것이다. 교사들의 산 말씀이 교사 자신들의 높은 인격을 통하여 학생들의 인격을 소생시키어야 한다. 학생들로 하여금 인생의 고원한 목표를 갖게 하는 동시에 실생활에 유능한 인물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교재의 내용과 전달의 방법도 모두 혁신하여야 한다.

서로 도와 뭉치는 협동의 정신과, 인격 평등의 사상과, 뜨거운 애향, 애족, 애국의 정신을 올바르게 북돋아 길러야 한다. 청년들의 마음에 미덕과 여유가 있는 건실한 애국심을 길러주려면 교육을 필연적으로 ‘역사와 시의 기초’ 위에 수립하여야 한다. 그룬트비는 당시의 교육에 대하여 이러한 구상을 하였었다. 그룬트비의 이같은 교육이념은 날이 갈수록 많은 공명자를 얻게 되어 그가 바라던대로 젊은 교육자들의 활동으로 세계에 유례없는 성과를 거두어 국가를 위기에서 구해내고 오늘의 번영의 기초를 만들게 되었다.

– 출처 : 『새 역사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