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일 죽는다면』, 마르가레타 망누손 지음, 시공사 펴냄

『내가 내일 죽는다면』, 마르가레타 망누손 지음, 시공사 펴냄

내가 내일 죽는다면

만약, 내가 내일 죽는다면 나는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정리해야 할까? 『내가 내일 죽는다면』은 스웨덴의 ‘데스클리닝’ 문화를 보여주는 에세이집으로 삶을 정돈하는 데스클리닝의 핵심기술을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지 않더라도 한 번쯤 죽음을 가정하고 주위를 정돈해보는 일을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다. 데스클리닝 전문가인 저자 마르가레타 망누손 할머니는 데스클리닝을 하고 나면 앞으로의 인생이 훨씬 빛날 거라고 말한다. 다음은 『내가 내일 죽는다면』에서 발췌한 것이다.


나는 죽음을 대비한 청소, 즉 데스클리닝(Death Cleaning)을 합니다. 데스클리닝은 ‘죽음’과 ‘청소’를 합한 말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 때 불필요한 것들을 처분하고 집을 말끔히 정리하는 일’을 뜻합니다. (중략) 데스클리닝이란 무엇일까요? 나는 ‘가진 것들을 점검하고, 더는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어떻게 청산할지 결정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위를 한번 둘러봅시다. 더는 눈에 띄지도 않고 쓸모도 없는데 오랫동안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물건들이 몇 개는 있을 것입니다.

‘데스클리닝’은 신조어지만 사실 새로울 것이 없는 행위입니다. 데스클리닝은 살아 있는 동안 물건들을 처분해서 더 수월하고 덜 복잡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일종의 선행(先行)에 속합니다. 또한 이는 연령이나 죽음과 연관되어 행해지는 경우가 많지만 반드시 연령과 죽음에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서랍이나 옷장 문이 잘 닫히지 않을 때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는 30대인 사람이라도 조치를 취해야겠지요. 그럴 때 하는 청소 역시 ‘데스클리닝’이라 불러도 좋습니다. (중략)

가끔 처분하고 싶은 물건들을 고르지 못해 좀 난감할 때는 있습니다. 처분하고 싶은 물건들 중에는 그간 잘 사용했던 것들이 있기 때문이죠. 그럴 때는 그 물건과 마지막으로 함께하는 시간을 갖고 나서 처분하는 것이 유익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그런 물건들은 나름의 사연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라 옛 사연을 떠올리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젊었을 때는 차분히 앉아 이 물건들이 내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언제 어떻게 내 소유가 되었는지 곰곰이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데스클리닝과 대청소의 차이점은 단순히 소요 시간이 아닙니다. 데스클리닝은 먼지를 떨고 닦는 것이 아니라 일상을 더 원활하게 만드는 영구적인 정리 작업입니다. (중략)

죽음에 대해 성찰하고 세상을 떠나기에 앞서 주변을 정리하는 데는 여러 가지 길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화장되어 바다에 뿌려지기를 원하고, 어떤 사람은 관 속에 넣어 매장되고 싶어합니다. 이 외에도 자신의 죽음과 장례식에 대해 생각할 거리는 많습니다. 친지들에게 이 어려운 결정들을 떠넘기지 않으려면 아직 힘이 남아 있을 때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본인의 바람을 이야기하거나 서류로 작성해 두는 것이지요. 데스클리닝이란 이렇게 그냥 실용적인 행동을 하자는 것입니다! 자발적으로 데스클리닝을 시작하고, 이 행위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벌어줄 시간을 생각하며 기뻐하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데스클리닝을 하면 그들은 원하지 않는 물건을 처리하느라 소중한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되니까요.

– 『내가 내일 죽는다면』 중에서